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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정보 :: Information

통일부 해외유학생 인턴십 프로그램


I. 훔쳐보기
7살짜리 후레쉬맨을 좋아했던 어느 어린아이. 영웅이 되고 싶었던 것이 이유가 되어, 한반도에 태어나 이룰 수 있는 가장 큰 업적은 통일이라 결론내리고, 마치 Martin Luther King Jr. 목사님이 "I have a dream"을 외치 듯이 20년 통일 만을 꿈꾸며 살아온 그 아이의 영웅심리가 결국에는 2011년 4월 12일 어느 책 냄새 푸릿푸릿 나는 도서관 구석 인턴 신청서에 이름 석자를 적기에 이르렀다.

II. 들여다보기 (4월 11일 통일부 홈페이지에 공고 참조)
통일부 유학생 인턴쉽 프로그램은 해외에서 유학중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기간을 활용하여 통일업무체험을 위한 취지로 만들어 지게 되었다. 운영일정은 1, 2기로 나누어 운영되었고 각 기수당 4주간의 인턴쉽 과정이 주어지며, 근무부서는 1지망부터 3지망까지 원하는 곳에 지원하는 형식으로 선발되며, 통일정책실 (통, 번역, 국제회의 지원), 정세분석국 (북한 관련 동향 모니터링, 연구논문 분석), 교류협력국 (남북교연 관련 자료 번역, 정리), 통일교육원 (행사모니터링, 학교통일교육), 남북회담본부 (남북회담사료 정리, 체계화), 북한자료센터 (북한자료 정리, 체계화), 6.25 납북진상규명사무국 (6.25전쟁 관련 사료 번역) 등의 부서들이 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 4일 근무이고, 월요일은 각 부서 회의실에 모여서 부서 과장, 사무관등 실무자 중심으로 각 부서가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설명듣는 강의 형식으로 구성되며, 목요일은 하나원, 판문점, 천안함이 있는 해군부대, 통일교육원을 방문하는 등의 견학 중심으로 되어 있고, 화요일과 수요일은 각각 배치 받은 부서로 가서 실무경험을 해보는 일정이다.

응모자격은 대한민국 국적의 국외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으로 35세 이하만 가능하다. 하지만, 공고된 것과는 다르게 1기(필자는 2기)는 외국인 혹은 시민권자들이 대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번 년도에 처음 시작한 인턴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아직 변동사항이 많이 존재하는 것 같다. 참고로 필자는 통일부 담당자와 사전에 연락을 해서, 비행기표 예매 때문에 예정된 합격발표보다 일찍 알 수 있는지 설득하여, 남들보다 한달 빠르게 합격여부를 알 수 있었다.



III.  들어가보기
7월 18일.  3호선 경복궁역 6번 출구 앞에 중앙정부청사, "어떻게 오셨습니까?" 예비역 4년차인 필자에겐 너무나 불쌍하지만 젊은 날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군인경찰의 수고에 박수를 보내며 통일부 대회의실 417호의 문을 열게 되었다. 첫 날은 엄종식 통일부 차관의 통일부 소개, 인턴 개개인 인사, 발대식, 부서별 배치등의 어느 행사든 처음에 가장 먼저 할 것 같은 내용들로 구성되었다.

필자는 군 입대 때부터 하늘이 허락했던 업무 배정 관련 '운'으로 통일정책실 홍보과 방송팀에 들어가게 되었다. 방송팀은 다른 홍보과와는 다르게 삼청동에 있는 남북회담본부에 위치하고 있다. 방송팀의 가장 주된 업무는 매일 1시에 시작하는 인터넷 통일방송인데, 이는 대남방송으로 통일뉴스, 북한말 배우기, SNS 커뮤니티 구성, 통일관련 직종 종사자 초대석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필자도 게스트로 출연해서 '평화통일대행진' 관련 이야기를 전했는데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연재 기획물 중에 하나로 다루어 보고자 한다.


이외에도 통일부 인터넷 홈페이지 동영상 제작을 위한 촬영을 하는데 하나원 착공식, 평화통일대행진 발대식 등 통일부 행사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필자는 김황식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6.25 납북진상규명위원회가 발촉되었을 때 촬영을 갔던 적이 있다. 당시 국무총리 회의실의 분위기는 정말 뉴스데스크 메인 정치 섹션으로 나올정도의 분위기 였다.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서, 국방부, 외교부 장, 차관이 모인 자리는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떠나서라도 정치관련 전공에 있는 20대 청년의 가슴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했다.

부서별 업무 활동 이외에도 평화통일대행진, 하나원, 천안함, 그리고 조별 주제 발표등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되어있었다. 비록 이 번 연도에 처음 시작하는 프로그램이지만 통일부 운영지원과에서 프로그램을 알차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보였다.



IV. 뒤돌아보기
4주동안 통일부에서 근무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 중에 하나는 저 마다 이루고자 하는 형태는 다를지 몰라도 통일이라는 같은 꿈을 꾼다는 것이다.  "제 꿈은 통일입니다."라고 말했을 때 받았던 시선을 기억해보면, 통일부에서의 인턴쉽은 필자에게 있어서는, 마치 샌프란시스코 카스트로 거리 한가운데 서 있는 게이의 마음일 것이고, 버클리 Sather Gate 앞에서 "Bush sucks!"라고 외치는 반전운동가의 마음일 것이다. 물 만난 물고기 마냥, 주인 없는 생선가게에 침입한 고양이 마냥,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관료제 권위 신경 안쓰고 하고 싶은 말 다 하며 보낸 4주 였던 것 갔다.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This is my gift, my curse. Who am I? I'm Spider-man." 근 몇년간 '초딩'이라는 별명으로 살아온 필자에게 스파이더맨느님의 말씀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그 분의 말씀과 비스무리한 교훈을 준다. 이제는 필자가 영웅이 되기엔 한참 모자란 씩스팩과 여주인공을 유혹하기엔 정말 많이 모자란 외모를 가졌다는 사실을 세월의 풍파 속에 배워 왔기에 영웅의 꿈은 포기했지만, 통일부에서 만난 그들은 마치 캡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뭉친 마블코믹스의 씩스팩들이었고, 배트맨을 중심으로 뭉친 디씨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들이었다.

비록 연평도, 천안함 사건이 터졌을 때는 정말 통일부에서 일하는 것이 "curse"라고 생각도 할 수 있겠지만, 어릴 적 꿈과 영웅의 책임감으로 독재정부와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사람을 위한 통일 한국을 이룰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 실현하는 통일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